“샤넬백 120만원에 샀다”…명품 싸게 사러 똑똑한 소비자들 몰리는 이곳
“2002년산 샤넬 바게트백 120만원에 구입”
중고 명품, 선입견보다 가성비에 판매 ‘쑥’
트렌비, 중고 명품 사업 3년 만 거래액 1000억
샤넬 매장.[사진제공=연합뉴스]
“샤넬 가방 120만원에 사는 법 소개합니다”
최근 한 유튜버가 자신이 가진 중고 명품을 소개한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그가 구매한 제품은 2002년에 출시된 샤넬 바게트 백으로 약 4년 전 120만원에 구매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연식이 30년 지난 레드 플랩백 등 다양한 빈티지 제품을 소개했다.
그는 “명품 수선을 한번 했지만 아무래도 연식이 있어서 가죽 헤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제 나오지 않고 구할 수도 없고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들도 많다”고 후기를 전했다.
해마다 명품 가격이 오름세를 타는 가운데 중고 명품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튜브 등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중고 명품을 구매했다는 후기가 이어지자 중고라는 선입견보다 가성비가 높다는 이점이 더 크게 작용하는 듯 보인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 명품 플랫폼 구구스는 지난해 거래액(GMV, 구매확정기준)이 전년대비 19.7% 성장한 2153억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엔데믹 이후 급격히 성장한 중고명품 시장이 탄력을 받으면서 작년보다 온라인 17%, 오프라인 21%로 매출이 증가하며 온오프라인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경기 불황에도 명품 업체들의 매출은 견조하다. 세계 최대의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지난해 862억 유로(약 125조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2022년 대비 13% 성장한 것으로, 전체 매출 862억 유로 가운데 421억 유로(약 61조원)가 명품 브랜드 매출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명품 판매가 예년과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명품 업체들이 수요 감소로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앓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컨설팅기업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고급 패션 브랜드 시장의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약 3.7% 성장한 3620억 유로(약 514조원)로 전망했다. 2021년 31.8%, 지난해 20.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해 저조한 성장률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체들도 중고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명품에서도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중고 명품 비즈니스를 론칭한지 3년 만에 거래액 1000억원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에만 거래액이 약 500억원을 기록했다.
트렌비 중고 비즈니스는 정가품 및 중고가 감정, 판매,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중고 비즈니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최근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론칭한 ‘마르스 AI’는 정가품 감정을 도와주는 기술이다. 자동으로 감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며 정가품을 확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고객이 판매하려는 수천가지의 제품 SKU를 지난 트렌비의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중고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해 제시하는 ‘클로이 AI’도 있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명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위조품 판매 이력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중고 명품 업체와 손을 잡기도 한다.
발란은 앞서 연이은 ‘짝퉁’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2년 발란에서 약 30만원에 판매된 ‘스투시 월드투어 후드집업’이 네이버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이후 발란은 정품 유통과 위조품 근절을 위해 상품 검수 기준을 강화했다. 국내 최대 중고 명품 매장을 운영 중인 고이비토 부설 명품감정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향후 발란에서 명품을 구매한 고객은 발란 고객센터 또는 고이비토 온라인과 전국 30여개 매장을 방문해 ‘정품 감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발란은 자체 물류센터 및 IFC몰 커넥티드 스토어 상품에 대한 주기적인 검수와 입점 업체에 대한 ‘미스터리 쇼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유통 전 사전 점검을 더욱 철저히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