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40도 넘어 비상사태…역대급 봄 폭염 시달리는 북반구

4월에 40도 넘어 비상사태…역대급 봄 폭염 시달리는 북반구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더위를 피해 그늘 아래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더위를 피해 그늘 아래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시아를 비롯한 북반구 지역의 국가들이 전례 없는 수준의 봄철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엘니뇨가 가고 라니냐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달궈졌던 지구를 식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S3)에 따르면, 3월의 지구 표면 기온은 14.14도로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3월 기온을 기록했다. 평년(1991~2020년)보다 0.73도, 2016년 3월에 기록한 이전 최고 기온보다 0.10도가량 높았다.

 

사만다 버지스 CS3 국장은 “3월은 대기 온도와 해수면 온도 모두에서 기록을 경신하며 10개월 연속으로 기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며“지난 12개월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8도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40도 넘는 폭염에 수업 중단…“무자비한 더위 벗어날 틈 없어”

 

4월에 40도 넘어 비상사태…역대급 봄 폭염 시달리는 북반구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말라붙은 땅 위를 한 주민이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말라붙은 땅 위를 한 주민이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4월에도 세계 곳곳에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벌써 40도가 넘을 정도로 여름철 수준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은 기온이 42도를 넘어서자 수백 개의 학교가 수업을 중단했다. 베트남 남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이 발생해 논밭이 말라붙으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태국도 수도 방콕의 기온이 42.8도까지 치솟았고, 밤에도 기온이 30도 안팎에 이를 정도로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후역사학자인 막시밀리아노 에레라는 CNN과 인터뷰에서 “6억 75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온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무자비한 더위와 습기로부터 벗어날 틈이 거의 없다”며 “4월 남은 기간과 5월 대부분 동안에도 끔찍한 더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UN)도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대규모 폭염으로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급상승하는 기온으로부터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지구 달군 엘니뇨 가고…여름철 라니냐 발생 가능성

 

4월에 40도 넘어 비상사태…역대급 봄 폭염 시달리는 북반구

전지구 온도 변화. 붉은 선은 올해 기온으로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CS3

전지구 온도 변화. 붉은 선은 올해 기온으로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CS3

1년 가까이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건 기존의 온난화 추세에 지난해 6월부터 발생한 엘니뇨 현상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지난해 전지구 기온이 0.2도가량 더 올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엘니뇨는 지난 겨울철에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이른바 ‘슈퍼 엘니뇨’ 수준으로 발달한 이후 점차 약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달에도 여전히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정도로 엘니뇨 기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NOAA 예보관들은 엘니뇨가 4~6월에 종료되고 열대 태평양이 중립 상태로 전환될 확률이 8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여름철에 라니냐가 발달할 확률이 60%라고 전망했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열대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를 말한다. 엘니뇨가 지구 평균 표면 온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지만, 라니냐는 상대적으로 더 시원한 해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2024년 기온 역대 5위 안에 들 확률 99%” 

  기상 전문가들은 라니냐가 발달하더라도 올해 지구 평균 표면 온도가 정상에 가까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미국과 캐나다의 최신 기후 모델 예측에 따르면 향후 몇 달 동안 전지구적인 고온 현상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립환경정보센터(NCEI)는 “2024년이 기록상 가장 따뜻한 해가 될 확률은 45%, 상위 5위 안에 들 확률은 99%”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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