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베이징에서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제공
북한이 다섯달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자 중국은 북한을 향한 “군사적 압박은 역효과가 난다”며 이를 두둔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반도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군사적 억제력을 통한 압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통하지 않으며 역효과를 내고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며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협상만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이라며 “관련 당사자들이 한반도 문제의 원인을 똑바로 보고 실제 행동으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도 이날 별도로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중국과 조선(북한)의 전통적 우의는 양당·양국의 옛 지도자들이 직접 키워낸 것으로 양쪽 모두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최고 지도자의 전략적 인도와 관심으로 중·조의 전통적 우호가 새로운 시대에 더 빛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전략적 고도와 장기적 관점에서 중-조 관계를 바라보고 소통과 조정을 강화하며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며 “내년 수교 75주년 기념행사(2024년 10월6일)를 잘 개최해 중·조 우호 협력 관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앞선 2017년 북한이 6차 핵실험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을 발사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자, 북한에 가혹한 경제 제재를 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잇따라 동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북-미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되자 북한의 도발을 감싸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이런 자세를 보임에 따라 미국 등이 북한을 규탄하고 제재하는 새 안보리 결의를 추진한다 해도 중국 등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이뤄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일이 처음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이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조태용 한국 안보실장,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의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시험발사를 규탄”하고 “미사일 경보 데이터를 공유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증대에 대한 대응을 조율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통령실도 자료를 내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활용한 한·미·일 안보 협력을 평가하고, 이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워싱턴/최현준 이본영 특파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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