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는 지하철 역사 내 이른바 ‘묻지마 밀치기’를 막기 위해 역사 4곳에 안전 차단막을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MTA
철로 사이로 쥐가 지나다니고 노숙자가 많은 것으로 악명 높은 뉴욕 지하철에 최근 몇년간 ‘묻지마 밀치기’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고 이런 현상이 증가했는데, 한국처럼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발생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뉴욕시는 21일 지하철역 4곳에 ‘안전 차단막’(Safety Barrier)’을 설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현지에서는 ‘현실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흉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맨해튼 1번 지하철 191스트릿역, 웨스트 8스트릿-뉴욕 아쿠아리움 역, 클락 스트릿역에 차단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추후 1개 역을 추가해 총 4개 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볼 예정이다. 이는 정신적 문제가 있는 노숙자들이 이유 없이 행인들을 공격한 것에 따른 조치다. MTA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묻지마 밀치기’ 등 선로 침입 사건은 20% 증가했다. 2022년엔 타임스스퀘어 인근 지하철역에서 한 정신이상자가 아시아계 여성을 선로로 밀어 현장에서 사망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설치된 노란색 철제 차단막은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크린 도어와 크게 차이가 난다. 높이는 성인 남성의 허리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폭은 약 2m가 조금 넘는다. 이마저도 철로 쪽 도보를 따라 띄엄띄엄 놓여 있어서 차단막 사이로 밀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는 뉴요커 알렉스 자키쇼바는 뉴욕포스트에 “현대적인 모습을 한 차단막이 설치될 거라고 기대했는데 추악해 보이는 물체가 나타났다”고 했다.
MTA는 뉴욕의 모든 지하철 역에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최신 스크린 도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020년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역의 4분의 3은 너무 낡아 물리적으로 설치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한다. 뉴욕 지하철은 120년 전인 1904년 처음 개통했다. 또 자동문을 설치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결국 저렴한 방법을 찾다가 결국 가드레일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MTA는 이 철제 펜스조차도 자체 인력과 자재를 사용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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