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첫 '등장'…"복지차관 경질 전까진 복귀 안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를 비롯한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1360명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사직 전공의들이 단체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차병원을 사직한 정근영씨를 비롯한 전공의 20명은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 지하 1층에서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을 갖고 “전공의들의 휴식권과 사직권, 의사로서 전공의가 아닌 일반의로 일할 수 있는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에 따라 보장된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면서 “전 전공의들은 오늘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을 직권남용의 혐의로 고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정씨는 “사직서를 제출해 더 이상 전공의 신분이 아니다”면서 “정부의 폭압적이고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강행을 보면서 전문의 수련 후에도 이 나라의 의료에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오히려 수련병원장들에게 직권 남용을 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를 금지했고, 필수의료유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젊은 의사들이 본인의 의지에 반하는 근무를 하도록 강제했다”고 지적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전체의 90% 이상인 1만여 명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수련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계약을 포기한 전공의들을 향해 ‘진료 유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후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를 보낸 뒤 의견 제출 기한이 지난 전공의들을 상대로 면허정지 처분을 밟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복귀 전공의들의 면허정지 처분을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한 이후 정부는 행정처분을 잠시 미룬 상태다.

정씨는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전국에서 1362명(중복 제외 시 1360명)의 사직 전공의 동료들이 이번 고소에 참여했다”면서 “박 차관과 복지부는 ‘공익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젊은 의사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고 법적인 검토를 마쳤다고 자신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정근영 전 분당차병원 전공의를 비롯한 전공의들이 15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정책피해 전공의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집단고소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정씨를 비롯한 사직 전공의들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박 차관을 조속히 경질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씨는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 차관은 카데바(해부용 시신)를 수입하고 의대끼리 공유한다는 말로 저희의 마음을 짓밟고 시신을 기증하신 분들의 고귀한 뜻을 도구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차관이 건재한 이상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정상적인 소통은 불가능하다”면서 “함께 파트너십을 갖고 국민의 건강을 위해 협력해야 할 정부와 의료계의 관계가 파탄이 났다. 이 사태의 책임자인 박 차관을 즉시 경질하고 책임을 물어달라”고 요구했다.

또 “마지막으로 의료계 선배님들께도 부탁드린다”면서 “서로 처한 상황이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부디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화합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정씨를 비롯해 사직 전공의 20명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기자회견 내내 ‘근거없는 2000명 당장 철회하라’, ‘세계최고 한국의료 근거없이 탄압하나’, ‘전세기 띄울 돈으로 필수의료 살려내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News Related

OTHER NEWS

황일봉 전 광주 남구청장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사죄"

정율성 사업 철회 촉구 집회 참석한 황일봉 전 회장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황일봉 5·18 부상자회 회장이자 전 광주 남구청장은 28일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전범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 Read more »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대입 준비, 기본에 충실한 ‘적기교육’이 정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 날인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되었다. 킬러문항이 없어지면 물수능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 Read more »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서울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 완료…보행로 확장·조명 설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지난 24일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 현장을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사진=도봉구청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가 우이천 제방길 정비 공사를 완료하고 ... Read more »

허재현 기자 "최재경 녹취록, 신뢰할만한 취재원에게서 확보"

검찰 피의자 조사…”공수처에 검찰 관계자 고소” ‘대선 허위보도 의혹’ 허재현 기자, 검찰 피의자 조사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이도흔 기자 =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리한 허위 보도를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받는 ... Read more »

‘담배 모르는 세대’ 세웠던 뉴질랜드…세수 모자라 금연법 철회

한 남성이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코리아 다음 세대 완전 금연을 목표로 한 뉴질랜드의 야심적인 금연 대책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27일 출범한 뉴질랜드의 중도 우파 국민당 주도의 연정은 2009년 1월1일 ... Read more »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수억 광고 수익 숨기고 해외 여행 유튜버’, 재산 추적한다 김동일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이 28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지능적 재산은닉 고액 체납자 집중 추적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유명 유튜버 A씨는 매년 수억 ... Read more »

식사 직후 '과일' 먹는 습관… 당장 멈춰야 하는 이유

건강을 위해 매일 과일을 챙겨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과일도 언제 먹느냐에 따라 몸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식사 후 곧바로 과일을 먹는 습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 Read more »
Top List in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