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억km 날아 가져온 돌가루는 121g

62억km 날아 가져온 돌가루는 121g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가져온 용기의 뚜껑을 열자 드러난 소행성 베누의 시료. 내부에 있는 시료의 무게는 51.3g이었다. 나사 제공

7년간 62억km의 우주 왕복여행을 통해 지난해 9월 미 항공우주국(나사) 우주선이 지구로 가져온 소행성 베누의 암석과 흙은 총 121.6g에 이르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는 애초 목표인 60g의 두배이자,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에서 가져온 소행성 시료 중 가장 많은 것이다.

나사는 몇개월 동안 씨름한 끝에 지난달 시료 용기의 뚜껑을 열어 확인한 결과, 용기 내부에는 51.3g의 시료가 담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료 용기 바깥에 묻어 있던 70.3g과 합친 시료의 총 무게는 121.6g이 됐다. 이는 2020년 12월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작사)의 우주선 하야부사 2호가 가져온 소행성 류구의 시료 5g보다 20배 이상 많은 양이다.

나사는 소행성 시료 회수 직후에 용기 뚜껑을 열려 했으나 잠금장치 가운데 2개가 풀리지 않자 지난해 10월 용기 개봉 작업을 중단한 뒤 새로운 도구 개발에 착수해 지난 1월 용기 뚜껑을 여는 데 성공했다.

62억km 날아 가져온 돌가루는 121g

오시리스-렉스팀 연구원들이 시료 용기의 뚜껑을 열고 시료를 모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나사 제공

우주선은 또 다른 소행성 향해 가는 중

나사는 전체 시료의 약 70%는 훗날 더욱 정확한 분석을 위해 보존하고, 나머지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과학팀에 분배할 계획이다.

이미 분배된 시료에선 분석 결과가 일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대 과학자들은 나사로부터 베누 암석표본 200mg을 받아 지난 몇달간 엑스선 회절 분석법을 이용해 성분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사문암을 비롯한 점토 광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런 광물은 지구에서 맨틀의 암석이 해저로 밀려올라가 물에 노출될 때 형성된다. 연구진은 다음달 텍사스에서 열리는 제55차 달 및 행성 과학 회의에서 분석 내용을 상세하게 발표할 예정이다.

팽이 모양의 베누는 지름 약 500m의 작은 탄소질 소행성으로, 435일에 한 번 태양을 공전하며 자전 주기는 4시간이다. 과학자들은 베누가 10억~20억년 전 소행성대에서 일어난 큰 충돌로 떨어져 나온 소행성으로 추정한다.

시료를 지구에 떨어뜨린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은 다시 우주로 방향을 돌려 2단계 임무에 들어갔다. 현재 오시리스-아펙스로 이름을 바꾸고 2029년 지구에 3만1000km까지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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