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건설, 신용등급 하락… "국토부 영업정지 여파"

대보건설, 신용등급 하락… “국토부 영업정지 여파”

시공능력 50위권 중견 건설업체 대보건설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지난해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한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이 확정된 데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설립 이후 공공공사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지방에 위치한 오피스텔 등 민간 준공사업장에 발목을 잡히며 이미 영업자산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17일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대보건설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대보건설은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에서 주차장 붕괴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의 시공사업단 중 하나로 참여했다. 이달 1일 국토교통부는 해당 사고에 대해 GS건설, 동부건설 등과 함께 사전통지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확정했다.

국토부는 이들 업체가 ‘건설산업기본법’상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켰다는 것을 영업정지 사유로 들었다. 영업정지 부과 기간은 오는 4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이며 처분대상 업종은 토목건축공사업과 조경공사업이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민간공사과 관급사업에서의 계약 체결과 입찰 참가 등 신규 사업과 관련된 영업 행위가 금지된다. 영업정지 처분 이전에 도급계약을 맺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허가나 인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이 가능하다. 지난 7일에는 경기도가 품질검사와 관련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을 확정했다. 안전점검과 관련한 영업정지 1개월 처분도 예정돼 있다.

대보건설 측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8개월 동안 아무 일도 안 할 수는 없지 않냐”며 “다만 4월까지 여유가 있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법원이 영업정지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행정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 시까지 영업활동에 제약이 없다. 최소 수년 동안 영업활동을 문제 없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행정소송은 2심제다.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통상 2~3년이 걸린다.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학동 재개발 공사장 붕괴 사고의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소송도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이번 처분으로 영업정지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수주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수주 경쟁력과 시공능력 등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향후 상황의 전개 양상에 따라 대보건설 건설부문 매출의 70% 안팎에 이르는 공공 발주공사 수주에 있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확대된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에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대보건설은 과거 공공공사 중심의 현금창출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왔다. 최근 민간 도급사업과 민간참여형 공공공사 진행과정에서 선투입 자금소요로 인해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주요 민간 도급사업장이 준공된 2022년 이후에도 일부 민간 사업장과 대규모 공공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영업자산 부담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이 1133억원으로 증가했다.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된 상환우선주 300억원도 실질적인 상환부담이 내재돼

있다. 상환우선주란 주식의 일종으로서 ‘상법’이나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만기가 존재하는 탓에 부채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사실상 후순위채무(채무자가 파산했을 때 일반채무 상환 후 상환이 개시되는 채무)와 유사하다.

일부 민간 도급사업장의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준공 이후에도 공사미수금과 대여금 등의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대구 신서 ‘하우스디어반 메가시티’ 오피스텔 현장의 경우 공사비 회수가 미뤄진 상황에서 자체 자금으로 현장을 준공했다. 계약자 중도금 대위변제 등이 이어지며 지난해 9월 말 기준 미회수 채권 규모가 800억원(대손충당금 설정 전 기준)을 상회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공매 또는 재분양 등을 통한 채권 회수에도 해당 지역의 저조한 분양경기와 선순위 대주를 감안해 회수시기와 금액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고 추가 대손 반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현금 창출력과 매출채권, 대여금 등의 회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초 대보건설은 지난해 2년 만에 수주 ‘1조원 클럽’에 재입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최초로 수주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조원을 넘긴 대보건설은 지난해 1조117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공공부문 강점을 살려 2년 만에 다시 1조원을 돌파했다”며 “올해도 공공부문에 집중하고 사업성이 우수한 민간개발사업과 정비사업을 선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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