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지수 ELS피해자모임과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회원들이 지난 15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올 들어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규모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만 5000억원을 넘어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7일까지 5대 은행에서 발생한 홍콩H지수 ELS 손실액은 총 5221억원으로 손실률이 53.6%에 달한다. 만기가 된 원금이 9733억원이었는데 이 중 절반도 안 되는 4512억원만 고객에게 상환됐다. 홍콩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떨어졌던 지난달 말 만기를 맞은 일부 고객의 경우 손실률이 최고 58.2%를 찍기도 했다.
은행별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KB국민은행 7조8000억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우리은행 400억원 등이다.
앞으로 손실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올해 15조4000억원, 상반기에만 10조2000억원의 H지수 ELS 만기가 도래한다. 특히 4월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홍콩H지수 ELS 만기 상환 금액은 2조5553억원으로 1조원대인 다른 달에 비해 만기 물량이 대거 몰려있다. 업계에선 홍콩H지수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전체 손실액은 최대 7조원 안팎까지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초 1만포인트 안팎에서 오르내리다 그해 2월 17일 1만2228.63으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3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2년 10월 31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5000선이 무너지며 바닥을 찍었다. 이때 2021년 발행된 대다수 종목이 녹인 구간(knock in·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했다. H지수는 올해도 3.6%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정연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약속한 수준 이상으로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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