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휴진 대신 "책임 통감한다"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자기반성'

사직·휴진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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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환자가 좋아지면 행복해하고 나빠지면 내가 뭘 놓쳤나 괴로워하며 고민하는 동안, 동료 선후배들과 의학의 발전을 논하는 동안에 우리의 의료는 국민과 환자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것이 돼 버렸습니다. 저희의 책임이었음을 통감합니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과 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란 제목의 공청회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을 쏟아냈다. 비대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묻기 위해 원고 공모를 진행하고 이날 시상식을 진행했다. 강 위원장은 최근 2기 위원장이었던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정부 정책에 항의해 시작한 후 95.5% 동의를 얻어 새 위원장에 선출됐다. 서울대병원에 단 둘뿐인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이기도 하다.

시민들의 원고를 읽은 강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그동안 정부 의대 정책에 항의해 사직·휴진 등 강경 투쟁에 나서온 이전 비대위와 사뭇 다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우리(의사)가, 국민과 환자가 함께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위한 의료 개혁은 바로 지금 필요하다"면서도 이를 위해 정부의 태도 변화만을 요구하지 않고 의사들의 '책임론'도 아울러 부각했다.

강 위원장은 "과도한 의료 이용은 의료진이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으며 환자가 가짜뉴스에 현혹되고 인터넷 카페에 의존하는 것은 진료실에서 의사의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실손보험과 맞물려 의료비용이 폭증하는 것을 보면서도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질병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데에만 급급해 정작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한 교육과 질병 예방에는 소홀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의료계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추자. 최신 의학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근거를 중시하는 의료를 행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환자의 편에 서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진정한 전문가가 되자"면서 "국민을 위한 더 나은 의료 시스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 나가자"면서 의사들의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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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강 위원장은 현재 정부가 제시한 의대 증원 등 정책으로는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드러난 국내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해소하긴 역부족이란 의견을 피력했다. 전공의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당연히 여겨 온 상급종합병원, 감당할 수 없는 법적 소송 부담과 미흡한 비용 보상으로 무너져버린 필수 의료, 수도권과 지역 의료 사이의 불균형, OECD 평균의 세 배에 이르는 과도한 의료 이용 등 당장 직면한 의료 문제가 10년 이후를 내다본 의대 증원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히려 교육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강 위원장은 "환자에게 필요한 최선의 진료를 의사가 두려움 없이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검증된 치료, 건강과 질병에 대한 교육과 상담만으로도 의료기관의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꼭 필요한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충분히 지원돼야 한다. 환자가 의료정보와 의사, 의료기관을 찾아 헤매지 않도록 충분한 의료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기관 간의 의뢰와 이송, 회송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며 60여편의 시민 공모 원고를 통해 구한 한국 의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료 개혁을 위한 국민과 의료계와 정부의 협의체는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며 법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상설기구로 설립되어 정권이나 공무원의 임기에 좌우되지 않아야 한다"며 "협의체의 논의 결과는 정책 수립과 집행에 반영돼야 하며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법이 함께 명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 심사위원 자격으로 배석한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도 의사들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출신의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패널 토론에서 "의료계가 의료 제도, 질병 하나하나에 대해 구체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나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은 "지금 정도의 불통이 지속된 것은 한쪽의 문제만이라고 하기 어렵다"면서 "의료 제도와 국민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해 국민에게 얼마나 알려왔나, 진료실에서 내가 환자라도 만족할만한 설명이 됐다고 생각하나 충분히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으로 돌이킬 기회일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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