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SMR 국가산단 조성 … 기업 에너지비용 30% 줄인다

한수원·경주시 업무협약

2030년까지 150만㎡ 규모

일자리 2만8000개 창출 효과

AI發 전력수요 폭발적 증가에

산업계 “SMR 시급” 한목소리

발전단가도 확 낮출 수 있어

경주에 smr 국가산단 조성 … 기업 에너지비용 30% 줄인다

24일 한국수력원자력이 경주시와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수원이 개발중인 SMR 조감도. 한국수력원자력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해법으로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발전이 주목받는다. 특히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도시 인근에 지어서 송전탑 없이 도시에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안도 함께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SMR 연구를 수행할 국가산업단지가 2030년 경북 경주에 들어선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경주시와 SMR 국가산단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인근에 조성되는 SMR 국가산단 조성과 스마트 넷제로시티 사업 모델 개발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경주 SMR 국가산단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 150만㎡에 SMR 실증·생산·수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SMR 제조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로 경제 효과는 7조8000억원, 고용 효과는 2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경주에 smr 국가산단 조성 … 기업 에너지비용 30% 줄인다
SMR은 소형원전으로 기존 대형원전의 6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 출력을 낸다. 기존 대형원전보다 건설기간이 짧고 운영·관리비용이 적게 들어 발전단가를 낮출 수 있다. 입지 제한이 많지 않고 대형원전보다 안전장치를 구비하기도 쉬워 도시 근교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전 세계 각국에서 83종의 SMR 개발에 나서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국형 SMR인 i(혁신형)-SMR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넷제로시티’를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해법으로 제안했다.

스마트 넷제로시티는 SMR을 주요 발전원으로 삼아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도시 형태다. 황 사장은 “SMR을 주 에너지원으로 삼는 스마트 넷제로시티에서는 에너지 소비비용이 일반 도시 대비 30%까지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매년 에너지를 1900억달러어치 수입하고 있는데, 이는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며 “에너지 안보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은 상호 보완 관계로, 우리나라가 함께 에너지원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서 SMR 개발을 촉구한 일화도 소개했다. 황 사장은 “한 해에 전기요금으로만 2000억원을 내는 한 회사 사장이 내년에는 500억원을 더 납부해야 한다면서 SMR을 언제부터 가동할 수 있는지 채근한 일도 있었다”며 “SMR 시장은 이런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 궁극적으로는 민간 위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그단 테르메간 루마니아 원자력산업협회 이사는 인터뷰에서 “AI 활용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SMR을 통해 이들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톰 그레이트렉스 영국 원자력산업협회 회장은 “2년 전만 해도 원전과 관련해 소극적인 분위기가 세계적으로 팽배했지만 원전의 효율성·안정성·무탄소 특성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새 전성기를 맞고 있다”며 “원전을 짓기 가장 좋은 시기는 전력 수요가 본격화하기 10년 전이지만 두 번째로 좋은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며 “자금조달과 납기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헤리 바요르넨 핀란드원자력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고준위방폐장을 건설할 수 있던 배경에 대해 “원자력발전소와 이 산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주 대화한 게 비결”이라며 “핀란드에는 원자력발전소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관련 정보를 이해관계자들에게 모두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석탄발전소를 SMR로 대체하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최근 원전 활용도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칙 40년, 최장 60년’으로 원전 수명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60년을 넘겨서도 원전을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세션에서 세키무라 나오토 전 도쿄대 부총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전 안전규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원자력발전 추가 건설에 따른 경제적 생산유발 효과가 석탄이나 액화천연가스(LNG)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를 분석했을 때 석탄이나 가스발전과 비교해 유사하거나 약간 큰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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