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2’ 대신 ‘사마귀’…후속편 대신 스핀오프 택하는 이유는?
‘길복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흥행한 영화의 ‘스핀오프’ 작품들이 잇따른다. 눈길을 끄는 것은 뒷이야기를 꾸미는 후속편이 아닌 ‘스핀오프’라는 점이다. 스핀오프는 원작 영화나 드라마에서 파생된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주요 설정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우는 일종의 ‘번외편’이다.
지난해 글로벌 히트에 성공하며 후속편 제작 요청이 쏟아졌던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은 8월 ‘사마귀’(감독 이태성) 촬영을 시작한다. 전도연이 연기한 길복순 대신 캐릭터들의 대화에 잠깐 언급됐던 A급 킬러 사마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이를 임시완이 연기한다.
‘길복순’을 연출하고 이번 영화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변성현 감독은 앞서 열린 ‘길복순’ GV(관객과의대화)에서 “에필로그에 임시완이 연기하는 사마귀가 등장하는 장면을 넣으려고 했는데 최종적으로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개봉해 435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황정민·이정재 주연의 범죄액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도 스핀오프 드라마인 ‘레이’를 제작할 예정이다. 원작에서 이정재가 연기한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킬러 레이를 단독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로, 이정재가 제작에 참여하고 직접 연출 역시 고려 중이다.
네 번째 영화로 다시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범죄도시’의 주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은 최근 8편까지 기획된 시리즈의 스핀오프 제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고, 원작만화와 2015년 일본영화의 기본 설정만 가져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꾸민 번외 시리즈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는 5일 공개 이후 글로벌한 흥행에 성공했다.
콘텐츠 업계는 이러한 스핀오프 제작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형성된 원작의 두터운 팬층을 그대로 흡수하면서도 원작과의 연결성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이야기를 꾸밀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한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스케줄 조정 등으로 인해 원작의 모든 주요 배우들이 속편에 전부 출연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려해 봤을 때도 후속편보다는 스핀오프 제작이 리스크도 훨씬 적다”고 말했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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