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의정 갈등... 의료개혁 ‘원점 재검토’ 두고 옥신각신

의료개혁 추진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의료계 측이 주장한 ‘원점 재논의’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대화·타협 의지를 강조하며 의료계에 논의 참여를 촉구한 반면, 개혁신당은 정부가 원점 재검토를 선언 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힘 “의사단체, 대화에 나서야”

국민의힘 배준영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의료개혁과 관련해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위가 어제 출범했지만 의사단체가 불참 선언해 반쪽이 됐다”며 “첫날부터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직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사회에는 무수한 개혁과제가 있는데 의료개혁도 그중 하나”라며 “왜곡된 의료수가와 전공의 처우, 붕괴 직전인 의료시스템 등은 미룰 수 없는 국가 과제다. 의료계가 지금이라도 정부와 마주 앉아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정부가 대화·타협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배 직무대행은 계속해서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 또한 향후 10년간 매년 400명씩 의대증원을 늘려, 총 4000명의 의사 정원을 확보하겠다는 의료개혁을 추진했다”며 “우리 정부의 일방적 추진이 아니다”라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 단체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의사를 시작할 때 선서했던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환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 ‘종교·국적·인종·정치적 입장·사회적 신분을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 등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내용을 언급했다.

개혁신당 “대통령, 원점 재논의해야”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의정 갈등 장기화와 관련해 “너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국민들도 어떤 상황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라며 “하루를 두고 갈등 주체들이 매번 다른 말을 하니, 이에 따른 국민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정 갈등 정국이 대통령의 ‘급발진’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진단하면서 “급발진한 차량을 세울 때는 무조건 브레이크를 꽉 밟고 중립기어를 넣으라고 한다”며 “대통령께서 하루빨리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사와 국민들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후 정치권에서 빠른 협상으로 이어가는 원칙이 필요하다”며 “현 의정갈등은 차량이 급발진한 상황에서 여러 주체가 핸들을 잡고 다투는 상황인데, 다시 정지 상태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판단돼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5일 의료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해 첫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특위에서 실행력을 담보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