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2024 오토 차이나'(이하 베이징모터쇼)가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 순이관에서 25일(이하 현지시간)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중단된지 4년 만이다.

이번 모터쇼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나갔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도요다 등 전통의 강호들은 들러리로 밀려난 느낌이었다.

대신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성장한 비야디(BYD)와 새로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샤오미와 화웨이를 비롯해 한국에서는 아직 이름도 생소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관심 폭발’ 샤오미…’포르쉐와 경쟁’ 야심 드러낸 BYD

개막일인 25일 오전 베이징모터쇼를 찾은 전세계 미디어의 관심은 샤오미에 집중됐다. 비교적 이른 시간인 9시 20분쯤 시작된 샤오미의 미디어 발표회에는 늘그랬듯 레이쥔 샤오미 창업자 겸 회장이 직접 나섰다.

샤오미의 첫 전기차 SU7가 대중에게 공개된지 이미 4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미디어의 관심은 대단했다. 발표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부스를 겹겹이 둘러싼 수백명의 취재진들로 부스 주변은 북새통을 이뤘다.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샤오미 미디어 발표회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인파.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샤오미 미디어 발표회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인파.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이를 예상이라도 한듯 이번 모터쇼 미디어 발표회에서 유일하게 샤오미 부스에는 미리 신청한 미디어만 입장이 가능했고, 발표회가 끝난 뒤에도 부스를 취재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했다. 놀이공원에나 있는 ‘여기서부터 30분’ 팻말도 등장했다.

레이 회장은 “차는 만들기 힘들지만, 성공은 분명 멋지다”면서 “테슬라 외에는 저희보다 좋은 차는 없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레이 회장은 15~20년내 샤오미를 세계 5위권 자동차업체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에게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업체인 BYD는 한화로 1800만원짜리 저가 전기차부터 시작해 1억 9천만원짜리 초고가 전기차(U7)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세를 과시했다.

이날 세계 최초로 공개된 U7은 1300마력에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2.9초에 불과하다. 그동안 저가 모델을 내세워 ‘가성비’로 승부했던 BYD가 이제는 성능으로 포르쉐, 벤츠 등 고가 브랜드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BYD 부스에 전시된 전기차.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BYD 부스에 전시된 전기차.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위상 과시한 中 업체들…들러리로 밀려난 전통의 강호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도 아이토 등 자사가 협업해 상산한 차량을 전시했다. 전기차를 직접 만드는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는 자동차 제조는 협업 업체에 맡기고, 자신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관련 운영체제, 자율주행 기술 등을 담당한다.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중국 최고급 브랜드 훙치의 콘셉트카.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중국 최고급 브랜드 훙치의 콘셉트카.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이밖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용차인 중국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훙치를 비롯해 니오, 지커, 둥펑, 스펑, 지커, 창청, 베이징, 상하이 등 한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업체들이 미디어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다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영국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로스터와 스웨덴의 볼보, 폭스타 등 중국 기업 소유가 된 브랜드들도 대거 이번 모터쇼에 참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위상을 과시했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과잉생산’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만큼 중국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를 계기로 저가 공세를 펴며 해외 시장을 잠식하는 싸구려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를 저렴하지만 고품질의 가성비 차로 바꾸려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십년간 전세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도요다, 혼다 등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잡기 위해 이번 모터쇼에 참여했다. 다만, 대부분 기존 모델 중심으로 부스를 채웠고 몇년째 새 모델이 없는 테슬라는 아예 이번 모터쇼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열린 모터쇼인 만큼 관심도가 중국 업체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런 이유로 중국 업체들에 비해 이들 전통의 강호들이 들러리로 밀려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미디어의 관심도 그만큼 덜했다.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중국 지리차가 인수한 영국 럭셔리 브랜드 로스터의 스포츠카.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중국 지리차가 인수한 영국 럭셔리 브랜드 로스터의 스포츠카.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현대·기아·제네시스도 출격…삼성 ‘차량용 반도체’ 공략

한편,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번 모터쇼에서 고성능과 럭셔리를 앞세우며 중국시장 공략 의지를 드러냈다. 한때 10%가 넘었던 현대차그룹의 중국 점유율은 한중관계 악화 등의 영향으로 1.6%로 하락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N’ 브랜드 최초의 EV인 아이오닉5 N을, 기아는 준중형 EV인 SUV EV5 롱레인지 모델을 각각 선보였다. 제네시스는 ‘G80 EV 부분변경 모델’과 고성능 영역으로의 브랜드 확장 의지를 담은 프로그램인 ‘제네시스 마그마’를 적용한 ‘G80 EV 마그마 콘셉트’를 처음 공개했다.

[르포]'과잉생산' 압박에도 '전기차굴기' 뽐낸 베이징모터쇼

베이징모터쇼에 첫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모터쇼에 첫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 임진수 베이징 특파원

이와함께 삼성전자 역시 처음으로 베이징모터쇼에 문의 두드렸다. 삼성은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등을 주제로 부스를 구성했다. 삼성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지는 베이징모터쇼는 중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모터쇼다. 올해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와 중국 현지 완성차업체 80여곳이 참여해 신에너지(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278개 모델과 콘셉트카 41대를 선보이며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모델만 117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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