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에 모터 달아 車공간 넓힌다” 현대차 세계 최초 기술 개발

2018년 개봉한 호주 영화 업그레이드에선 가까운 미래에 볼 수 있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눈여겨볼 부분은 운전석 핸들 뒤로 돌아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연인과 마주 보며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며 누울 수도 있다. 이같은 SF영화(공상과학 영화) 속 자동차처럼 누울 수 있는 자동차를 수년 내에 볼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기존 차량 구동 시스템을 바퀴로 옮겨 실내 공간을 넓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선행 기술로 개발돼 실제 양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유니휠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유니버셜 휠 드라이브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유니휠은 전기차 주요 구동 부품을 휠(바퀴) 내부로 옮긴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보면 엔진과 변속기에서 만들어진 동력은 드라이브 샤프트·CV조인트(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부품) 등을 통해 바퀴로 전달된다. 전기차도 엔진과 변속기 대신 모터와 감속기로 대체됐을 뿐 구동 전달 시스템은 내연기관차와 동일하다.

“바퀴에 모터 달아 車공간 넓힌다” 현대차 세계 최초 기술 개발

“바퀴에 모터 달아 車공간 넓힌다” 현대차 세계 최초 기술 개발

유니휠은 이 중 전기차의 드라이브샤프트·감속기 기능을 모두 바퀴 내부에 집어 넣었다. 우선 각 바퀴 옆에 모터를 둬 드라이브샤프트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유니휠은 3가지 종류의 기어(선 기어, 피니언 기어, 링 기어)로 이뤄진 구조다. 모터가 동력을 만들어내면 서로 맞물린 기어를 통해 휠까지 곧바로 전달된다. 이같은 원리는 유니휠의 구동 효율성을 높인다. 기존 구동 시스템은 샤프트를 거쳐 바퀴에 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지만 유니휠은 독립된 모터가 곧바로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유니휠은 전기차 감속기 역할도 대체한다. 감속기란 내연기관 차량에 달린 변속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모터는 내연기관 엔진에 비해 분당 회전수(RPM)가 높다. 말하자면 전기차는 상황에 따라 속도를 올려야 하는 변속 대신 회전수를 하향 조정하는 감속이 필요하다. 유니휠은 기어 잇수가 적은 두 개 기어와 기어 잇수가 많은 기어가 맞물려 있어 입력축과 출력축 사이 감속비를 조절할 수 있다.

“바퀴에 모터 달아 車공간 넓힌다” 현대차 세계 최초 기술 개발

감속비는 기어로 전달되는 회전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입력 기어의 크기와 출력 기어의 크기 비율로 표현된다. 입력 기어 크기가 출력보다 크다면 감속비는 1보다 큰 값이 돼 출력 기어 회전 속도가 입력 기어 회전 속도보다 느려진다. 즉, 감속된다. 반대로 감속비가 1보다 작아지면 증속이 된다. ?말하자면 유니휠은 별도 감속기를 두지 않고 모터에서 발생한 회전을 감속시켜 최종적으로 휠에서 높은 토크(회전력)를 만들 수 있다.

유니휠의 이같은 특성을 활용하면 기존에 사용할 수 없던 자동차 내 공간을 더 활용할 수 있다. 드라이브 샤프트, 감속기, 모터까지 각 휠에 직접 연결했기 때문이다. 좌우 바퀴 사이에 있던 모터가 없어지면서 이 공간에 짐을 더 실을 수 있게 된다. 배터리 탑재 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차 크기를 늘리지 않더라도 대형 전기차 이상의 주행거리 확보가 가능할 수도 있다. 거기에 배터리 패키징(배터리를 밀봉하는 공정)을 최적화한다면 탑승공간도 넓어질 수 있다. 특히 PBV(트럭 등 목적기반차량)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바퀴에 모터 달아 車공간 넓힌다” 현대차 세계 최초 기술 개발

현대차·기아는 향후 기어비 조정 및 윤활 냉각 시스템 고도화 등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유니휠 관련 특허 8건을 국내·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 및 등록했다.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고객들이 모빌리티를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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