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못사요, 아니 안사요”…서울 아파트값 하락 거래 늘었다

10∼11월 43%가 하락 거래

직전 거래가比 1억∼2억원 떨어진 곳도

고금리 기조에 금융비용 부담 증가 탓

“비싸서 못사요, 아니 안사요”…서울 아파트값 하락 거래 늘었다

최근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 매달린 얼음 뒤로 아파트가 보이고있다. [김호영 기자]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로 부동산 수요 심리가 위축하면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매도하는 ‘하락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축소 이후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시세보다 싸게 내놔야 거래가 성사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부동산R114가 함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공개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8∼9월 대비 10∼11월 매매가가 상승한 거래의 비율은 50.8%로 조사됐다.

이는 6∼7월 대비 8∼9월의 수도권 아파트 상승 거래 비율이 64.7%였던 것에 비해 13.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번 분석은 동일 단지, 동일 면적, 동일층에서 조사 기간내 계약이 1건 이상 있는 경우의 최고가를 비교했다.

반면 하락 거래는 8∼9월 30.2%에서 10∼11월에는 43.2%로 13%포인트 증가했다. 보합거래는 5.2%에서 6.0%로 늘었다. 지난달부터 거래량이 급감한 서울은 8∼9월의 경우 71.5%가 상승거래였으나 10∼11월은 58.0%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하락거래는 23.7%에서 38.2%로 증가했다.

지난달 이후 거래가 많지 않은 서초구(75.0%)와 구로구(75.0%), 마포구(66.7%), 서대문구(63.6%), 성동구(62.5%), 강서구(58.3%) 등지는 비교 대상의 절반 이상이 하락거래였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아직까지는 많다”면서도 “최근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사정이 급한 사람들은 종전 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 84㎡는 이달 9일 26층이 24억1000만원에 팔렸다. 지난달 24일 동일층이 25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1억8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16차 전용 59㎡는 이달 13일 4억원에 계약됐는데, 이는 올해 9월 초 6층이 5억2500만원에 팔린 것보다 1억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최근 들어 하락 거래가 늘어난 것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값 고점인식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25일 기준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293건으로 2월(2454건)과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월 3000건 이상 팔리던 거래 행보도 6개월 만에 멈췄다.

특히 정부가 9월 말부터 특례보금자리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중단한 것이 거래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9월 20.1%에 달했던 수도권 6억∼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율(국토부 자료)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이후 10월 들어 16.6%, 11월은 13.2%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6억∼9억원 이하 거래 비율이 지난 9월 28.4%에서 10월에는 25.3%, 11월에는 22.7%로 줄었다.

이에 비해 아직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거래 비율은 수도권이 지난 9월 63.0%에서 10월에는 71.1%로 커졌고, 11월도 현재까지 77.4%를 기록중이다. 서울도 지난 9월 21.4%였던 6억원 이하 거래 비율이 10월에는 31.2%, 11월에는 39.4%로 확대됐다.

부동산 전문가 대다수는 매수세 위축으로 집값이 한동안 약보합 내지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금리 기조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1월 말에는 거래량을 지탱하던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도 중단됨에 따라 한동안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면서 “올해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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