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내 아들 좀 받아주세요"...병원 찾아 '지옥 같은' 3시간

[제보는Y] “내 아들 좀 받아주세요”…병원 찾아 ‘지옥 같은’ 3시간

[앵커]

초등학생 아들에게 갑자기 찾아온 당뇨와 심한 합병증 증세.

동네 병원 의사는 당장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빨리 큰 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했는데,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의사 사직 사태로 더 심각해진 의료 공백 피해를 경험한 한 아버지의 끔찍했던 3시간을, 제보는 Y 양동훈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충남 당진에 사는 A 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갑자기 심한 구토와 무기력 증세를 보여 집 근처 내과를 찾았습니다.

이튿날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더니, 의사는 최대한 빨리 아들을 대학병원 응급실에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당뇨가 의심되는데, 이미 다른 장기들이 영향을 받아 금방이라도 위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 겁니다.

[A 씨 : 피 검사를 했을 때는 당 수치가 높게 나왔고, 간 기능 쪽 이상이랑 비장 쪽 비대 현상으로, 응급실 진료를 요청하셨습니다.]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진정시키며 곧바로 충남 천안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차를 몰았습니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절망에 빠졌습니다.

소아 응급 전문의가 없다며 접수 자체를 받아주지 않은 겁니다.

A 씨는 그러면서 병원 직원이, 119를 불러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는 말을 전했다고 했습니다.

[A 씨 : 소견서를 보여드리니까 여기 응급 소아 의사 선생님이 안 계신다고 하셔서, 외래 진료 쪽으로 진료받았으면 하는데 외래 진료 쪽도 장담은 못 하신다고….]

A 씨는 병원을 나서며 119에 전화를 걸었고, 10여 분 만에 구급차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차 안에서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이를 태운 구급차는 받아줄 병원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리느라 40여 분 동안이나 이곳에 서 있었습니다.

병원 다섯 곳이 진료를 거절하는 전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아버지는 피가 마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사리 수용 의사를 밝힌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도착한 건 동네 내과를 나온 지 3시간이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아이를 받아주지 않은 대학병원에서는 전문의 부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7명이던 소아 응급 전담 전문의가 지난해 말부터 대거 사직하거나 휴직해 1명밖에 남지 않아 일주일에 이틀만 진료하고 있다는 것.

그나마도 전공의 사직 사태로 외래 진료가 예전보다 축소돼, 환자가 제때 진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아들 병원을 찾아 헤맨 3시간이 너무 끔찍했다고 말했습니다.

필수 의료진 부족과 의사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 피해를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도록 어서 빨리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 씨 : 원망스럽죠. 애는 아프고…. 이런 분쟁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이 구급차에서 아파하고 고통스러워 한다는 게 참 원망스럽더라고요.]

YTN 양동훈입니다.

촬영기자 : 장영한

그래픽 : 기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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