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테슬라 '직진', 포드·GM '멈춤'… 글로벌 SDV 시장 양극화

GM·포드·구글 등 글로벌 업체들, 잇단 ‘급브레이크’

현대차·테슬라 ‘가속’… 소프트웨어 투자 늘려

글로벌 SDV 시장 일차 재편 움직임

내년 CES서 구체적 로드맵 드러날 듯

현대차·테슬라 '직진', 포드·gm '멈춤'… 글로벌 sdv 시장 양극화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범 주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범 주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전기차 전환과 함께 떠오른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에 전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너도나도 뛰어든 가운데 포드, GM 등 백기를 드는 업체가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용에도 당장 기술도입이 쉽지 않은 데다 수익성 역시 담보할 수 없어서다. 반면 현대차, 테슬라 등은 SDV 내재화에 속도를 붙이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CES에서는 SDV 시장 선점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자리였다면, 내년 CES에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방향성이 드러나며 일차적인 시장 재편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업체 제네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 크루즈의 CEO가 지난해 2월 CEO 자리에 오른 지 1년 9개월 만에 사임했다. 카일 보그트 크루즈 CEO는 이달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직책에서 사임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는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크루즈의 로보택시로 인한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래 GM의 핵심 성장 주역으로 꼽히던 크루즈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는 전면 중단됐으며, 아직까지 서비스 재개와 관련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GM 크루즈가 기술 실증 실패로 사업이 멈춰섰다면,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축소하는 업체도 있다. 크루즈와 함께 자율주행 선두업체로 평가받던 구글 웨이모는 지난달 올해 들어 세번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웨이모는 앞서 두차례 단행한 구조조정으로 200여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에는 포드와 폭스바겐으로부터 5조원 규모의 공동투자를 받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가 폐업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업계 선두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르고AI의 폐업은 자율주행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잇따른 자율주행 사업 실패와 축소의 배경에는 여전히 실체가 없는 시장인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단 점이 꼽힌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약 1-2년 전부터 자율주행 등 SDV 전환을 내세우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혀왔지만, 아직까지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을 양산차에 선보인 사례는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기술 고도화가 완벽히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선보였다가 인사사고가 발생할 경우 투자 및 미래 방향성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기술 출시 시점에 대한 고민도 클 것”이라며 “GM 크루즈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무선 업데이트(OTA) 등으로 일부 수익을 발생시키는 업체는 있지만, 특히 SDV의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히는 자율주행 부문에서는 완전한 기술을 내놓은 업체가 없는 만큼 매출을 발생시킨 업체 역시 없다. 막대한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인 셈이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자율주행 투자 비용은 12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GM만 하더라도 크루즈에 1년간 2조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테슬라·BMW 등 ‘가속’… SDV 업체 ‘양극화’

현대차·테슬라 '직진', 포드·gm '멈춤'… 글로벌 sdv 시장 양극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몰락한 업체가 있는가하면 불투명한 미래에도 불구하고 가속페달을 밟는 업체도 있다. SDV가 전기차 전환과 함께 미래 경쟁력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만큼 시기상 뒤쳐지면 향후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이달 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의 v12를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공개했다. FSD v12는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목표에 가장 가까운 형태의 FSD로, 현행 버전인 v11에 순수 인공지능 주행 기능이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CEO는 올해 안에 FSD v12를 출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SDV 핵심계열사인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인재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포티투닷은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되기 직전과 비교해 현재 인력이 2배 이상 늘었다. 포티투닷의 채용공고 홈페이지에는 현재도 100개 이상의 포지션이 열려있는 등 1년 내내 채용이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 LG 등을 비롯해 테슬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인재들도 빠르게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벤츠, BMW 등 독일 전통 업체들의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BMW는 내달부터 독일에서 신형 7시리즈를 구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기로했다. 벤츠 역시 내년 미국 일부 주에서 S클래스 고객을 대상으로 구독료를 받고 레벨3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업계 관계자는 “SDV는 독립하거나 종속되거나 둘 중 하나의 영역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 시점에서 SDV 사업을 그만두면 향후 빠른속도로 뒤쳐져 결국 선두업체의 소프트웨어 OS를 구매해 이용하는 방식으로 종속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투자를 늘리는 업체들은 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CES서 옥석 가려지나… 글로벌 일차 시장 재편 움직임

현대차·테슬라 '직진', 포드·gm '멈춤'… 글로벌 sdv 시장 양극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CES 2022에서 로보틱스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현대차그룹

SDV 시장에 뛰어든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반대로 확장하는 양극화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일차적인 시장 재편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초기 투자 이후 살아남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다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CES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DV 전환에 대한 투자 계획과 포부 등을 밝힌 이후 약 2년 간 개발에 매달려온 만큼, 전반적인 방향성의 공개도 곧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CES 가 첫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단 평가다.

지난해 CES2022에서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전동화, 로보틱스 등을 미래 모빌리티 핵심 축으로 내세운 현대차그룹은 내년 CES에서 SDV에 대한 비전과 SDV 핵심 기술을 담은 PBV 등을 전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 개발 진척 상황과 방향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각 완성차업체들의 소프트웨어 전략이 경쟁사에 노출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전시 콘셉트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DV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들의 SDV 기술에 대한 로드맵이나 전반적인 방향성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리가 내년 CES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동안은 투자 후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전반적인 방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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