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을 무시했다" 클린스만, 기본 근무 태도부터 불성실…결국 경질 임박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근무 태도에 대해 지적하며 경질로 뜻을 모았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회의 결과가 예정된 오후 2시에서 오후 4시로 2시간가량 늦게 발표될 만큼 임원들 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뮐러, 정재권, 곽효범, 김현태, 김영근, 송주희 위원 등 6명이 회의에 참석해 클린스만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과에 대해 평가했다. 현재 거주지인 미국에 있는 클린스만 감독과 박태하, 조성환, 최윤겸 위원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최근 축구와 관계 없는 정치권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방송 및 언론사가 축구회관에 모여 협회의 결정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전력강화위 브리핑을 맡은 황보관 협회 기술본부장은 “대표팀 감독의 역할에 대해 논의를 했고, 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 임하는 단계에서 감독의 거취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됐다”고 회의 과정을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고 전력을 자랑하는 만큼 6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적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우승을 호언장담했다. 대회 개막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결승전까지 호텔을 예약하고 오셔도 된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쳤다.

하지만 한국은 준결승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64계단 아래인 87위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 슈팅은 1차례도 시도하지 못한 채 0-2로 참패했다.

요르단과는 앞서 조별리그(2-2 무)에서 한 차례 맞붙은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은 두 번째 맞대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황보 본부장은 “두 번째로 만나는 상대임에도 전술적 준비가 부족했다”면서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대회였다. 그만큼 탈락에 따른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팬들은 무기력하게 우승이 좌절된 데 대해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퇴진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2년 반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할 것”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그런데 클린스만 감독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성난 팬심에 불을 지폈다. 탈락 후 “한국에 돌아가 대회를 분석하겠다”고 했지만, 귀국 후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났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대회 결산도 하지 않고 휴가를 떠난 클린스만 감독의 전례 없는 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도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2월 부임 후 꾸준히 잦은 해외 출장, 재택 근무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결국 협회도 이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근무 태도가 경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황보 본부장은 “국내 체류 기간이 부족한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무시하는 것 같다”면서 “여러 약속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서 회복하기 불가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스포츠인 축구에서 그동안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면 안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지도력 부재까지 드러나 더이상 지휘봉을 맡길 수 없게 됐다. 손흥민과 이강인 등 핵심 선수들이 준결승을 하루 앞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툼을 벌였는데,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목격하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보 본부장은 “선수단 관리에 대해서는 팀 분위기와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지도자로서 팀의 규율과 제시하는 점에서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히려 변명을 늘어놓을 뿐이었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그것(선수단 내 불화)이 경기력의 영향이 됐다고 설명했다”면서 “핑계를 대는 것보다는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결론을 내렸다. 황보 본부장은 “감독 거취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아졌다. 협의 내용은 협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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