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282억원’ 마무리 투수의 부진, 이번에는 9회 역전 홈런까지···흔들리는 헤이더, 흔들리는 휴스턴

휴스턴 애스트로스 조시 헤이더가 3일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 9회초 데이비스 슈나이더에게 역전 투런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 주저앉고 있다. 휴스턴 | AP연합뉴스

0승5패 평균자책점 7.41. 4차례 세이브 기회를 한 번도 살리지 못했고 피안타율(0.309)은 3할을 훌쩍 넘어간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영원한 강호 휴스턴 애스트로스 불펜의 믿기지 않는 성적이다. 특히 그 ‘주범’이 거액을 들여 영입한 마무리 투수라면 더욱 그렇다.

휴스턴은 3일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날 로넬 블랑코의 노히트노런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낸 기세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1승5패, 승률 0.167. ‘강호’ 휴스턴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출발이다.

휴스턴은 4회말에 터진 호세 알투베의 솔로홈런을 앞세워 8회까지 1-0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9회초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올라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헤이더는 선두 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보 비셰트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1개 만을 남겼다.

그런데 저스틴 터너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져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헤이더는 다음 타자 데이비스 슈나이더에게 볼카운트 1-1에서 던진 86.9마일짜리 슬라이더가 한복판으로 몰렸고, 슈나이더는 이를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데뷔한 이래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거듭난 헤이더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1.28에 33세이브를 거두는 좋은 성적을 내고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5년 9500만 달러(약 1282억원)라는 대형 계약으로 휴스턴에 입단했다. 총액으로는 뉴욕 메츠의 에드윈 디아스(5년 1억200만 달러)에 이은 마무리 투수 역대 2위 기록이지만, 디아스가 지불 유예로 인해 5년 실수령액이 9320만 달러인 관계로 계약기간 내 연평균 연봉으로는 헤이더가 디아스를 앞선다.

스몰마켓인 휴스턴이 거액을 들여가면서 영입한 마무리 투수지만, 초반이 썩 좋지 않다. 헤이더는 지난달 29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휴스턴 데뷔전을 가졌다. 4-4로 팽팽히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지안카를로 스탠튼, 앤서니 리조, 앤서니 볼프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완벽한 신고식을 했다. 31일 경기에서도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삼진 2개를 곁들인 무실점 투구를 했다.

그런데 이후 급작스럽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일 양키스전에서 역시 9회에 올라왔다가 2사 후 연속 안타로 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고, 이날 세이브 상황에서 올라왔다가 역전 홈런까지 맞았다. 첫 4번의 등판에서 기록한 2패 평균자책점 6.75는 휴스턴이 그린 그림이 결코 아니다.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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